계약 단가보다 중요한 건 반복 지출

많은 조직이 공급사 계약 시 단가 협상을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비용을 키우는 건 높은 단가가 아니라, 아무도 인지하지 못한 반복 지출입니다. 예를 들어, 단가 5%를 낮췄지만 매달 계약 외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소액 거래가 자주 반복된다면 실제 지출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합니다. 이처럼 ‘낮은 단가’는 수치상의 만족감을 줄 수 있지만, 구매 흐름 전반을 통제하지 않으면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거래 빈도와 금액이 기업 리스크를 만든다

소액 반복 거래가 쌓이면 의사결정자는 전체 규모를 인지하기 어렵고, 리스크도 누적됩니다. 공급사의 납기 지연, 품질 문제, 계약 미준수 등은 거래 건수가 많을수록 조직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예산 집행률이 부정확하게 나타나거나, 예상 외 지출이 결산 직전에 발견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CFO 입장에서 이처럼 사후 인식되는 지출은 전략 수립의 왜곡 요소입니다. ‘거래량’과 ‘빈도’가 적절히 관리되지 않으면 공급망 전반의 안정성과 재무 계획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습니다.

공급사 분석은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단순한 단가 기준만으로는 공급사의 성과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실제 거래 데이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예를 들어, 동일한 벤더와 반복되는 거래 건수, 평균 승인 소요 시간, 지연 검수 건수, 계약 외 청구 빈도 등을 분석하면 특정 벤더의 신뢰도와 내부 운영 부담까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비용 관리가 아닌, 리스크 기반 공급사 평가의 기준이 됩니다. CFO는 이 데이터를 통해 단가보다 ‘협력 신뢰도’를 중심으로 평가 기준을 재정립할 수 있습니다.

좋은 계약보다 좋은 흐름이 지속가능성을 만든다

거래 흐름이 정형화되면 공급사 성과도 자동화된 지표로 평가됩니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협력 품질을 높이고, ESG 요소까지 반영된 구조적 개선이 가능합니다. 단기 단가 협상이 아닌, 반복 거래 흐름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을 중심으로 평가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조달 구조의 핵심입니다. 디지털화된 승인 흐름과 연결된 거래 데이터는 CFO가 벤더 통합 전략을 수립하고, 리스크 기반의 예산 재구성을 실현하는 기반이 됩니다.